일상의 단상2011. 2. 15. 01:07

언제부턴가 지하철 역에 내려서 집에 걸어가는 길에 두 곳의 빵집이 나란히 자리잡게 되었다.
한 곳은 파리 바게O, 다른 곳은 뚜레주O.
분명 두 군데 모두 영업시간이 오후 11시까지라고 써있었는데도,
밤 12시가 다 되어서 들어갈 때마다 두 곳의 가게는 모두 불이 환하게 켜있었다.
그 중 파리 바게O가 항상 새벽 1시까지 연장영업을 하면서 전의를 불태우곤 했다.
내 기억엔 뚜레주O 보다 늦게 들어선 가게인데, 손님은 항상 더 많아 보였다.

며칠 전 오랜만에 일찍 귀가하는데, 뚜레주O 가게 불이 꺼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텅빈 가게의 유리창에는 곧 맛있는 닭집이 들어온다는 공고문만 휑하니 있었다.

내 기억엔 창업한지 1년도 채 안된 가게인 것 같은데,
결국은 제 살을 깎아먹는 살인적인 경쟁에 못이겨 문을 닫은 것이다.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주는 단면이 아닌가 생각했다.

서로를 파멸로 몰고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쟁을, 원하지 않으면서도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경쟁 없는 사회란 존재할 수 없겠지만,
정글과 다름없는 현 대한민국 사회는 더 이상 무한경쟁만을 강조하면 안될 것 같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