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2018. 7. 7. 02:13
한달에 한두번 있는 아내의 토요일 당직,
그 날을 이용해 나온이랑 둘이서 외출했던 적은 두번이다.
첫번째는 북서울 꿈의 숲, 두번째는 성북구청 아빠학교.
첫번째는 힘들었고, 두번째는 비교적 수월했다.
그리고 세번째 나들이 장소로
월곡역 부근의 성북구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선택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한번씩 타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조금 번거로웠다.
무엇보다 나온이가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오전에 나온이가 2시간 넘게 푹 자서 컨디션이 괜찮았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내릴 때까지 보채지 않고 잘 참아주어 무척 고마웠다.

오후 1시쯤 도착한 성북구 육아종합지원센터의 놀이방에는
왠일인지 우리말고 아이들이 아무도 없었다.
너무 조용한 분위기에 약간 실망스러웠지만 나온이가 적응하기엔 괜찮은 환경이었다.
둘이서 들어간 영아존에는 크고 작은 장난감들이 즐비했다.
하지만 나온이는 긴장한 얼굴로 한동안 자리에 멈춰있었다.
낯선 공간에 대해서 적응할 시간을 주고자 놀기를 강요하지는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제법 집중해서 장난감을 만지기 시작했다.
장난감의 원래 용도보다는 입으로 빨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나중에 들어온 언니, 오빠들 도움 받아 놀아도 봤으니
집에서 노는 것과 확실히 다른 자극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좀더 크면 더 신나게 놀 수 있을 거라 믿고 다음을 기약했다.

오는 길엔 나온이가 잠드는 바람에 붐비는 틈에서 깨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이 자리도 양보해주고 큰 소리 안 내려고 배려해주셔서
집에 도착할 때까지 깨지 않았다.
그렇게 세번째 외출은 별탈없이 끝났다.

아직은 나도,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도,
남자 혼자서 아이를 안고 다니는 것이 어색한 것 같다.
그래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받은 사람들의 배려에
우리 사회의 인정이 살아있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도 아내가 일하는 토요일엔 나온이와의 특별한 외출을 계획해야겠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11

한 TV프로그램에서 신생아를 둔 부모들의 고민거리 1위가 아기 재우기라는 말을 듣고


매우 격하게 공감하던 때가 있었는데(지금보다는 훨씬 힘들었던 때지만),


생후 7개월 아기를 키우는 지금도 고민 1위는 여전히 아기의 수면이다.


오늘 저녁처럼 신나게 놀다가 졸리는 타이밍에 충분히 먹고 푹자는 날도 있는가 하면,


왠일인지 일찍 잠들었다가 한밤중에 깨서 한참 동안을 울며 보채는 날도 더러 있고,


새벽에 범퍼침대 구석에서 낑낑대다 잠이 달아나는 동시에 배고픔을 못참아 우는 날도 있다.


밤에 자다가 아기의 기침소리에 서너번씩 깨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때문에 우리 부부의 희망사항 1순위는 여전히 나온이의 '통잠', '꿀잠' 이다.



2주 전 아내가 당직하는 토요일에는 나온이를 업고서 청소, 빨래 등을 하다가


내 등에서 2시간 가까이 꿀잠자는 모습을 보고 나에게도 필살기가 생겼다고 좋아했는데,


다음 날 밤에 재우려고 업었더니 불편하다 칭얼거리고 난리다.


먹고 싶고, 자고 싶은 나온이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게다가 밤에 아내가 아기띠 해주면 열에 아홉번은 곤히 잠들던 나온이가


최근엔 아내 품에서도 잠투정이 심해서 다시 내려놓는 날이 많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닌데, 치아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무엇이 밤에 나온이를 힘들게 하는 건지 궁금할 따름이다.

언제까지 매일밤 잠과의 싸움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나온이를 맘껏 품을 수 있는 지금을 훗날에 돌아보면 참 그리워할  것이라 생각한다.


걱정 말고, 불평 말고, 현재가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 즐기며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10

기다리던 토요일,
성북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즐거운 아빠학교' 교육이 있는 날이다.
지난 8월, 우연히 이 홍보글을 보고 바로 신청했지만
하필 그날 아내가 당직 근무를 서게 되어 못가는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구청에 문의해보니,
교육시간(오전 10~12시) 동안 돌보미 선생님들이 아기를 봐주신다기에
아내와 상의하여 참여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아내의 출근 후, 조금은 걱정스런 마음으로 기저귀 가방을 챙겼다.
내 욕심으로 아기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7개월 아가 나온이의 적응력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교육 시작 전, 성북구청 어린이집에 들러 아기를 맡기려니
6명 가량의 돌보미 선생님들이 나온이가 첫번째로 온 아기라며 매우 반겨주셨다.
갑자기 정신이 없어진 나는 분유 물의 양, 나온이가 깔고 잘 담요 등
그분들께 몇가지 일러드려야 할 사항을 빼먹은 채 교육장에 들어왔다.

온통 나온이 걱정으로 교육이 귀에 들어올까 걱정했지만,
2시간 동안 진행된 교육은 기대를 충족시켰고, 또한 유익했다.
30-40대 아빠들, 그리고 일부 엄마들까지 60명 가량이 한자리에 모여서,
노래와 연극과 심리 상담이 어우러지는 교육을 들었다.

몸통심리를 전공하셨다는 원성원 박사님의 진행도 재미있었고,
나훈아의 "사랑" 노래에 아내와 아기 이름을 넣어 부르며 뭉클하기도 했지만,
가장 몰입도가 높았던 것은 관객들이 참여하는 상황극이었다.

먼저 남자배우 1명, 여자배우 2명이 나와 10분남짓 되는 짧은 연극을 보여주었다.
남과 여가 만나 결혼을 하고, 딸아이를 출산하여 7살이 될 때까지
여느 맞벌이 가정에서 벌어질 법한 아빠와 엄마의 갈등 상황을
7살 여자 아이의 화법을 통하여 보여주었다.
그 후엔 관객들에게 공감이 가는 부분을 물어보고,
각자가 실제로 겪은 상황을 이야기하도록 한 후에,
배우들이 즉석으로 그 상황을 재연하면서
당시에 어떻게 소통했어야 했는지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심리상담에 많이 활용되는 'playback theater(재생연극)' 기법이라고 하는데,
마치 나의 상황인 것처럼 빠져드는 '마법'을 경험했다.

원 박사님에 따르면 의사소통의 방식엔 상보교류, 교차교류, 이면교류가 있다고 한다.
상보교류는 서로 보완하면서 긍정적인 말을 주고 받는 것이고,
교차교류는 서로 공격적으로 반응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이고,
이면교류는 겉으로는 좋게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삭히는 것이라 한다.
나는 그동안 아내와 어떤 교류를 해왔는지 되돌아보게 되었고
앞으로 아내와 아기와의 상보교류를 늘려나가야 겠다고 다짐했다.

교육이 끝나고 어린이집으로 아기를 데리러 가니
별로 울지도 않고, 도우미 선생님에게 안겨서 1시간 가량 잤다고 하셨다.
보통 아기가 오전에 2시간 가량 자기 때문에
낯선 공간에서 잠투정하면서 힘들어 할까 걱정했는데
2시간 동안 잘 적응한 아기가 고맙고, 대견스러웠다.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있는 것 같은데,
시간 내서 자주 참여해야겠다.
많이 배우고, 노력해서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09

생후 7개월이 되면서 나온이의 활동력은 나날이 업그레이드 중이다.

밤에 자면서도 범퍼 침대의 모든 공간을 누비고 다니는데,

자세가 불편하거나  입에 물고 있던 노리개가 빠져있을 때면 숨가쁜 소리를 내어 아빠를 깨운다.

아내는 원래 이 시기 아가들이 그렇다고 하는데,

나는 나온이가 잠을 깊게 못자고 있는건지,

밤에 분유를 안줘서 배고파 그런건지,

이불 차버리고 자다가 감기에 걸릴지 걱정되어

밤 사이 5,6번은 깨서 들여다보게 된다.

나 어릴적 할머니댁에 가면 새벽 내내 이불을 걷어찼고,

 

할머니께서 덮어주시는 일이 반복됐는데 그때의 할머니 심정이 어떠셨는지 알 것 같다.

 


나온이가 자고, 먹고, 싸는 일이 늘 걱정이다.


앞으로 치아가 나면 이앓이도 있을거고,


점차 크고 작은 병치레도 할텐데


아빠로서 나온이를 잘 보살피려면 마음이 더 단단해져야겠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07
나온이가 새벽에 한번씩 깼다가 분유를 먹고 자는 습관이 2달 정도 반복되고 있어서 지난 주말부터 밤중 수유를 안하기로 했다.

다행히 주말을 기점으로 코감기가 어느정도 나아서 최소한 숨이 막혀 깨는 일은 없으니 '통잠 자기 훈련'의 큰 장애요소는 사라진 셈이다.

아내는 아기 치아가 나기 시작하면 새벽에 먹고 자는 것이 무척 안 좋다며 이번에 확실하게 습관을 들이자 한다.

며칠전 그날 밤의 마지막 분유를 그만 먹겠다 떼쓰는 아기를 두고 계속 먹이려는 아내와 나중에 먹이자는 내 의견이 충돌하여 아기 앞에서 다투기도 했다.

그래도 어제와 그저께는 다음날 새벽 6시반 기상 때까지 몇번 뒤척거렸을 뿐 분유를 안 먹고 잔 아기에게 무척 고마웠다.

이제 조금만 더 유지하면 계속 습관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내와 맞벌이를 하면서 퇴근 후에는 집안일, 육아, 도우미 이모님 식사까지 신경쓰다보니 둘다 지쳐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은 일에도 서로 서운한게 생기고, 상대방이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다 느끼면 화가 나고.. 이 감정들이 둘만의 잘못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황이 영향을 주는 것이 크다고 볼 때, 우리 상황의 변화를 줄 필요를 느낀다.

서툴지만 나도 현재까지 육아에 필요한 스킬들을 조금씩 길러왔으니 육아휴직을 해도 될 것 같은데..

회사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1년 사이에 몸과 마음이 지쳐서 아빠 육아의 질이 떨어질 것 같은 걱정, 이 두가지가 결정을 망설이게 한다.

아내가 당장 육아휴직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상황에 변화를 주기 위해 내가 육아휴직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결정해야겠다.

0-3세 영아기의 아기에게 부모가 24시간 곁에 있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모 자신이 아기와 교감하면서 얻는 충만한 감정이 소중하다는 걸 느꼈기에 여러 불이익을 감수해서라도 주양육자로 1년정도 살아보고 싶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06

엄마로부터 받은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생후 6개월 즈음에는 아기가 자주 아프다고 하는데,

그동안 건강하게 지내온 나온이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픈 경험을 하는 중이다.

2주 전 주말 이틀 동안 밤늦게까지 외출하고 돌아와 목욕을 시킨 것이 화근이 됐는지

그 다음주부터 콧물이 나오더니만 열흘이 넘도록 코감기가 낫질 않는다.

약을 먹으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밤마다 여러번 잠에서 깨어

숨쉬기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볼 때면 나도 참 아프고 힘들다.

분유를 먹을 때에도 코로 숨을 쉬기가 어렵다보니 먹다가 숨이 막혀 짜증을 내고,

콧물을 빼준다고 흡입기와 면봉을 콧속에 넣고,

거즈 수건으로 닦아주다 보니 코에 손을 대는 자체에 무척 예민해졌다.

하루빨리 감기가 나아서 잠도 잘 자고, 잘 먹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05

아내의 조리원 동기(?) 중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동생이 있는데,
그 집의 남자 아기 금강이는 현재까지 나온이의 유일한 친구라 할 수 있다.

지난번 금강이가 우리집에 왔다가 둘이 손을 잡고 자는 장면을 연출해서 두 아빠를 질투나게 했지만,
나온이에게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도 소중하고 고마운 일이기에
주말을 맞아 남양주에 사는 동생네 집으로 놀러가기로 했다.

부분적으로 막히던 북부간선도로를 뚫고 도착한 남양주시의 한 아파트는
작년에 완공된 32평형이어서 우리집에 비하여 확실히 쾌적하고 넓은 느낌을 받았다.
불과 1달 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공간에 갈 때마다 울음부터 터뜨리던 나온이는
제법 여러 공간을 다녀보고 나서 그런지 집에 들어오자마자 빨리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두 아기는 이제 뒤집기한 자세에서 양손으로 상체를 한껏 올리고
한참동안 서로의 옹알이를 주고 받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었다.
금강이가 오히려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나온이는 적극적으로 금강이 얼굴과 머리를 터치하는 등 과감하게 접근해서
보는 엄마아빠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육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의 아기를 번갈아 봐주다 보니
주말이 후딱 지나가버리면서 피로감도 덜한 느낌이었다.
나온이가 평소보다 낮잠을 많이 못자서 힘들어하기는 했지만,
친구랑 놀면서 더 즐거워하고, 놀이기구로 더 다양한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아빠로서 참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나온이 친구를 많이 만들어줘야겠다.
어서 나온이가 기어다니고, 말도 하고, 아빠 손 붙잡고 걸어다녔으면 좋겠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05

'백일의 기적' 또는 '백일의 기절' 이라고 하는데, 아기가 백일을 기점으로 잠을 잘 자서 부모를 덜 힘들게 하거나, 또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이다. 백일의 기적을 바라며 지내온 시간동안 우리 부부는(특히 아내는) 기쁜 일도, 힘든 일도 많았지만 어찌됐건 왠지 보상받는 느낌이 드는 백일축하 주말이었다.

아내는 금요일부터 들떠 있었다. 토요일은 친정 식구들, 일요일은 시댁 식구들을 초대해서 나온이 백일상을 차려놓고 사진도 찍고, 식사도 대접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육아를 해낸 지난 백일을 보상받고 싶었을까? 그보다는 나온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기를 바라왔던 그동안의 열망 때문이겠지? 아내가 즐거운 기분을 계속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 주말의 내 역할이라 생각했다.

나온이는 자신만의 속도로 지난 백일동안 꽤 성장해있었다. 몇시간을 들어도 끄떡없을 것 같은 3.23kg의 작은 아기가 이젠 2배의 몸무게가 되었고, 카시트 안에 보호 패드를 장착하고도 누워있기에 공간이 남았던 작은 체구는 이젠 보호패드를 빼고 타야하는 크기가 되었다. 목을 어느정도 가눌 수 있어 무릎 위에 앉힐 수도 있고, 밤에 자다가 움직이며 살짝 깼을 때 무작정 울지 않고 침착하게 누워있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부부에게는 상당한 의미이며, 기적이다.

백일 촬영은 잼있었고, 식구들의 축하는 우리 부부를 뿌듯하게 했다. 아내가 그토록 원했던, 많은 식구들에게 나온이가 이쁨 받는 장면이 주말 내내 연출되었다. 그동안 나온이가 어리기도 했고, 데리고 다니기도 힘들어 양가 식구들을 자주 못뵈었지만,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온이를 보여드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맞벌이를 시작한 우리 부부는 나온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회사일에 육아에 치이다 보면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이번 백일을 계기로 힘을 얻었으니 나온이에게 더 큰 사랑을 주어야겠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7. 02:02

#1 낮에는 나온이가 가만히 누워있는 걸 싫어해서 아내와 번갈아 안아주곤 하는데, 둘다 힘에 부칠 땐 주니어네이버 앱을 이용하곤 한다.

앱에서는 동요를 좀 더 신나게 편곡해서 율동이 있는 동영상으로 보여주곤 하는데, 연달아 따라 부르면 덩달아 나도 흥이 난다. 나온이는 몇개 좋아하는 노래가 있는지 그 노래가 나올때 더 동작이 활발해진다.

어제는 나온이가 노래 중간중간에 웃어주고, (아빠한테만 보이는) 윙크도 해주고 하니 몇십곡을 불러도 힘든 줄 몰랐다. 그동안 웃는 얼굴 보기가 참 힘들었는데 점점 표정이 다양해지는 것이 신비롭다.

#2 노래가 질릴 때쯤 누나에게 받은 동화책 몇권을 꺼내 읽어주었다. 같이 누워서 높이 책을 들고 동물, 식물 친구들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신기한지 눈빛이 책을 계속 향하고 있다. 지금은 알아듣지는 못해도 책을 통해 서로 교감하는 날을 기다려본다.

#3 최근 며칠 사이 빠는 욕구가 커져서 손가락을 입에 갖다댈 때가 많다. 공갈을 물려줘도 다시 뱉어내곤 해서 어떻게 그 욕구를 충족시켜줄까 고민이 되었는데, 어제는 공갈을 안정적으로 물때까지 기다리고 안 떨어지게 잡아주니, 나중엔 혼자서 물고 빨다가 잠들었다. 아기의 변화에 대해서 유심히 관찰하고, 또한 기다려야 한다는걸 다시금 깨닫는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
육아일기2018. 7. 6. 06:36

지난 2월 만삭사진 촬영으로 인연을 맺은 사진관에서 나온이 50일 기념촬영을 했다.

오후 2시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오전부터 시간을 계산하여 부지런히 움직였건만,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집에 다시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두번 반복하며,

아기를 데리고 첫외출에 나선 초보 엄마아빠는 결국 5분 정도 지각을 했다.

오랜만에 만난 사진사 아저씨는 다음 촬영 일정 때문에 마음이 바쁘실 텐데도

여전히 밝은 미소와 특유의 유머로 기분을 편하게 해주셨고,

다른 여자분은 능숙한 솜씨로 배고픈 나온이를 달래주시고, 아기 마사지를 해주셔서

나온이 기분도 좋아지고 촬영 준비도 신속하게 끝났다.

촬영은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2가지 컨셉으로 나온이 독사진을 찍고, 또한 2가지 컨셉으로 가족 사진을 찍는 방식이었다.

나온이가 엎드려 고개를 드는 것을 힘들어할 때엔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촬영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고, 귀여워서 지켜보는 내내 아빠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결혼 전엔 아기를 고생시키는 50일, 100일 촬영은 부모 욕구 충족 때문에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기의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고, 뭐든 함께 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 되어 있었다.


 

갑자기 아빠 상반신 누드 촬영이 있다고 해서 당황하긴 했지만 무난하게 촬영을 마치고,

동대문 근처 아울렛 매장으로 첫 나들이에 나섰다.

아기띠를 하고 아내와 함께 걸으니 둘이 데이트할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아기를 데리고 처음 밖으로 나선 우리 부부는

아기 누일 공간도 마땅치 않은 파스타 식당에 들어가 아기띠를 맨 체로 밥을 먹었다.

아기는 힘들다고 울고, 나는 불편한 자세로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아내는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허겁지겁 먹고..

마치 예능 프로그램에서 미션을 수행하듯 힘들게 밥먹는 상황이 재미있어서

그 와중에 서로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오랜만에 데이트하는 기분을 느껴서 좋았고, 이런 맛에 엄마 아빠들이 주말마다

아기들을 데리고 나오는 구나 싶었다.

아직은 밖에서 나온이랑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쉬는 날마다 자주 밖으로 나와서 우리 세식구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하나보단 둘, 둘보다는 셋이 더 행복하다는 걸 깨달아가는 30대의 중간 쯤이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