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밤, 오랜만에 아내와 말다툼을 했다.
당시에 우리 둘 모두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여서 조금 예민했던 것 같다.
작년부터 여러번 나눴던 육아휴직의 시기와 계획에 대한 대화였는데,
서로의 다른 생각을 좁히지 못하고 상대방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만큼
감정이 상해버렸다.
감정이 더 격해질까, 큰 소리가 나서 아기가 깰까 걱정되어
앙금이 쌓인 채로 각자 잠자리에 들었지만,
현재의 생활패턴과 육아에 대해 다시 고민이 많아져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주말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다시 화해했다.
그날밤 오갔던 대화 중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한 말에 대해 서로 사과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고민을 안고 있다.
앞으로 나온이를, 그리고 내년에 태어났으면 하는 둘째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여러 상황이 바뀌는 중에도 아이 둘을 잘 키울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
워킹대디로서 회사일과 육아를 모두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죄책감.
내 곁에 아내와 아기가 있어 정말 행복하지만,
이 상황이 빨리 지나가버렸으면 하는 모순된 감정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내일은 나온이 돌촬영이 있는 날이다.
이제 나온이도 1달 후면 돌을 맞게 된다.
하루하루가 참 더디게 느껴졌던 때가 있었지만,
돌아보면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다.
나의 오늘을, 나온이의 아기 시절을 더 아름답게 기억하기 위하여
오늘을 더 충실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