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2018. 7. 7. 02:14

그동안 여유가 없다보니 오랫동안 육아일기를 쓰지 못했다.
매분 매초 숨돌릴 틈 없이 바빴다기 보다는
가만히 앉아 나온이와 나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일이
같은 시간에 집과 회사에서 해야할 일들과 비교할 때,
나중으로 미루어도 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17년에는 틈틈이 짧게 나마 현재의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가끔은 내게 주어진 과업이 벅차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심정으로 버티려 하지만,
훗날 돌아보면 새로운 경험을 하며 내가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고,
나온이의 건강한 자아 형성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온이는 해가 바뀌고 태어난지 300일을 넘기면서 여느 아기들과 같이 잘 자라고 있다.
지난달 다시 찾아온 감기가 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것만 빼면 말이다.
요즘은 혼자 일어나서 박수도 치고, 한두발짝 걸음마를 떼기도 하며,
거실 바닥에 있는 머리카락을 주울만큼 손 근육을 세밀하게 사용할 줄 알게 되었다.
"엄마", "아빠" 소리도 제법 잘 내고, 예전에 비하여 웃음도 많아져 엄마아빠의 괜한 걱정을 덜게 했다.
(하지만 생뚱맞은 상황에서 나오는 그 웃음의 포인트는 아직도 미스터리다.)
도우미 분께서 오늘은 나온이가 포대기를 들고 업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둥
하루하루 달라지는 나온이의 표현방식과 성장 모습을 말로 들으면
그걸 옆에서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면서도, 잘 자라주고 있다는 것이 무척 고맙다.

지난해 목표였던 "나온이와의 애착 형성"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듯 하다.
도우미 이모님이나 아내가 나온이보고 "아빠 바라기"라 할 정도로
집에서 나온이는 항상 내게 안겨 있거나, 곁에 있으려고 한다.
주말엔 같이 놀다가 잠시 화장실을 가는 것도 쉽지 않고,
아침마다 나온이를 안은 채로 출근 준비하면서 지칠 때도 있지만
좋은 아빠가 되는 첫걸음을 잘 뗀거 같아 뿌듯한 마음이 더 크다.

지난해에는 적어도 초보 엄마 정도의 육아 스킬을 갖추고,
아빠로서의 놀이 상대자 역할까지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올해는 그런 부담감에서 조금 벗어나 나온이와의 시간을 더 즐길 생각이다.
육아에 있어 나의 부족한 점은 아내와 도우미 이모님께서 잘 채워주고 계시니
내가 모든 것을 다 잘 할 필요는 없고, 그럴수도 없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우리 가족의 많은 추억이 쌓이는 해가 되길 기원하며 2017년도 파이팅!

Posted by 온자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