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2018. 7. 6. 06:36

지난 2월 만삭사진 촬영으로 인연을 맺은 사진관에서 나온이 50일 기념촬영을 했다.

오후 2시 약속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오전부터 시간을 계산하여 부지런히 움직였건만,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집에 다시 올라갔다 내려오기를 두번 반복하며,

아기를 데리고 첫외출에 나선 초보 엄마아빠는 결국 5분 정도 지각을 했다.

오랜만에 만난 사진사 아저씨는 다음 촬영 일정 때문에 마음이 바쁘실 텐데도

여전히 밝은 미소와 특유의 유머로 기분을 편하게 해주셨고,

다른 여자분은 능숙한 솜씨로 배고픈 나온이를 달래주시고, 아기 마사지를 해주셔서

나온이 기분도 좋아지고 촬영 준비도 신속하게 끝났다.

촬영은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2가지 컨셉으로 나온이 독사진을 찍고, 또한 2가지 컨셉으로 가족 사진을 찍는 방식이었다.

나온이가 엎드려 고개를 드는 것을 힘들어할 때엔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촬영하는 모습이 마냥 신기하고, 귀여워서 지켜보는 내내 아빠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결혼 전엔 아기를 고생시키는 50일, 100일 촬영은 부모 욕구 충족 때문에 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기의 예쁜 모습을 남기고 싶고, 뭐든 함께 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 되어 있었다.


 

갑자기 아빠 상반신 누드 촬영이 있다고 해서 당황하긴 했지만 무난하게 촬영을 마치고,

동대문 근처 아울렛 매장으로 첫 나들이에 나섰다.

아기띠를 하고 아내와 함께 걸으니 둘이 데이트할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아기를 데리고 처음 밖으로 나선 우리 부부는

아기 누일 공간도 마땅치 않은 파스타 식당에 들어가 아기띠를 맨 체로 밥을 먹었다.

아기는 힘들다고 울고, 나는 불편한 자세로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아내는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허겁지겁 먹고..

마치 예능 프로그램에서 미션을 수행하듯 힘들게 밥먹는 상황이 재미있어서

그 와중에 서로 웃음이 나왔다.

그래도 오랜만에 데이트하는 기분을 느껴서 좋았고, 이런 맛에 엄마 아빠들이 주말마다

아기들을 데리고 나오는 구나 싶었다.

아직은 밖에서 나온이랑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지만,

쉬는 날마다 자주 밖으로 나와서 우리 세식구의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하나보단 둘, 둘보다는 셋이 더 행복하다는 걸 깨달아가는 30대의 중간 쯤이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