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일기2018. 7. 7. 02:05

'백일의 기적' 또는 '백일의 기절' 이라고 하는데, 아기가 백일을 기점으로 잠을 잘 자서 부모를 덜 힘들게 하거나, 또는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의미이다. 백일의 기적을 바라며 지내온 시간동안 우리 부부는(특히 아내는) 기쁜 일도, 힘든 일도 많았지만 어찌됐건 왠지 보상받는 느낌이 드는 백일축하 주말이었다.

아내는 금요일부터 들떠 있었다. 토요일은 친정 식구들, 일요일은 시댁 식구들을 초대해서 나온이 백일상을 차려놓고 사진도 찍고, 식사도 대접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육아를 해낸 지난 백일을 보상받고 싶었을까? 그보다는 나온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기를 바라왔던 그동안의 열망 때문이겠지? 아내가 즐거운 기분을 계속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 주말의 내 역할이라 생각했다.

나온이는 자신만의 속도로 지난 백일동안 꽤 성장해있었다. 몇시간을 들어도 끄떡없을 것 같은 3.23kg의 작은 아기가 이젠 2배의 몸무게가 되었고, 카시트 안에 보호 패드를 장착하고도 누워있기에 공간이 남았던 작은 체구는 이젠 보호패드를 빼고 타야하는 크기가 되었다. 목을 어느정도 가눌 수 있어 무릎 위에 앉힐 수도 있고, 밤에 자다가 움직이며 살짝 깼을 때 무작정 울지 않고 침착하게 누워있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부부에게는 상당한 의미이며, 기적이다.

백일 촬영은 잼있었고, 식구들의 축하는 우리 부부를 뿌듯하게 했다. 아내가 그토록 원했던, 많은 식구들에게 나온이가 이쁨 받는 장면이 주말 내내 연출되었다. 그동안 나온이가 어리기도 했고, 데리고 다니기도 힘들어 양가 식구들을 자주 못뵈었지만,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온이를 보여드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맞벌이를 시작한 우리 부부는 나온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다. 회사일에 육아에 치이다 보면 지치고 힘들 때도 많지만, 이번 백일을 계기로 힘을 얻었으니 나온이에게 더 큰 사랑을 주어야겠다.

Posted by 온자매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