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사IN 특별강좌 “진보의 미래를 묻다”
1강 - 신자유주의는 진보의 적인가
– 이찬근 인천대 교수
1. 들어가며 -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와 진보의 역할
– 현재 세계 경제의 흐름은 신자유주의 체제이고, 이는 세계화, 시장화, 미국화, 금융화의 4가지 특징으로 요약할 수 있다.
– 오늘날의 시장화는 미국식 시장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 산업자본가의 시대에서 금융자본가의 시대로 변화했다.
–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이후로 확산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신호로 받아들여졌으나, 이후 1년여의 시간이 지나도록 ‘탈’ 신자유주의로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 이런 흐름 속에서 진보 세력이 미국식의 신자유주의의 종말만을 기다리는 것은 도덕적 해이라 볼 수 있다.
– 신자유주의가 앞으로도 지속되는 세계질서라 한다면 이 질서에 창의적으로 대응할 것을 고민해야 한다. (본 강의의 목적이자 결론)
– 다시 말해, ‘탈산업화 시대’의 진보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산업화 시대에서는 스웨덴식 경제모델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었으나 탈산업화 시대에서는 새로운 모델이 마련되어야 한다.
2. 본론 –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과 공고한 Chimerica 체제
1)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
(1) 미국의 발달된 경제공학과 부실 대출
– 개인에게 주택 담보 대출을 해준 은행이 대출 채권을 다시 투자은행에 판매한다. 투자은행은 수 만권의 대출 채권을 모아서 거대한 Pool을 만들고, 갖가지 채권 상품을 만든다. Ex)주택담보부채권( MBS)
–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은행은 신용 risk에서 해방되고, 투자은행의 채권을 사들인 전 세계 투자가들이 그 risk를 떠안게 된다.
– 투자가들 덕택에 은행은 대출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늘어나고, 불량 대출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커진다. 은행은 심지어 NINJNA (No Income, No Job, No Asset) 계층에까지 대출을 해준다.
– 미국의 금융공학이 서브프라임 경제 위기를 초래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집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준 줌으로써 사회복지 차원에 기여한 것도 사실이다.
* Leverage – 기관투자가들이 부채를 동원해서 자신의 자산보다 훨씬 많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자기 자본의 50~100배까지 투자를 늘릴 수 있다.
* Deleverage – 투자가가 소유한 자산가치가 떨어져서, 돈을 꿔준 주체에게 빚을 갚기 위해 자산을 팔려고 하면 다시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악순환을 말한다.
(2) 경제 시스템에 내재된 문제점 : 주식회사
– 주식회사의 특징은 법인격 (체제에게 사람의 인격을 부여)과 유한책임 (투자한 사람들에 한정해 책임을 지도록 정함) 이다.
– 법인격은 경영자가 마음대로 부채를 동원하는 계약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이고, 주주는 자신이출자한 자본 하에서만 책임을 지기 때문에 제재하지 않는다.
– 이것이 주식회사 시스템의 문제이지만 반면 자본주의가 주식회사를 통해 모험자본을 동원, 이것이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열어준 것도 사실이다.
– 주식회사 체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이것은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라 할 수 있다.
2) Chimerica (China + America) 체제의 공고화
– 전 세계 65억 인구는 10억 명(OECD선진국가) + 30억 명(BRICs) + 25억 명(그 외 국가)이라 할 수 있다.
– 1989년 냉전 체제가 무너지면서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본주의 질서에 편입했고, BRICs 국가들이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무역 흑자국으로 성장했다.
– 자국 통화가 절하될수록 수출 채산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중국 중앙은행은 달러를 사고, 위안화를 팔아서 통화가치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보유한 외화 중 7-8천억 달러로 미국 국채(TB)를 구매했다.
– TB 가격이 상승했고, 미국 내 이자율은 하락했다. 미국 내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하면서 국민들의 소비가 증가했다.
– 그 덕분에 미국에 대한 중국의 수출량이 더욱 증가했고, 미∙중 양자 모두 만족하는 이 관계를Happy Marriage (행복한 결혼)이라 부를 수 있다.
–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등 다른 나라들도 같은 방식으로 미국에 돈을 밀어 넣고 있었기 때문에 이 환경과 미국의 발달된 금융공학이 결합해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 중국이 자국 통화의 저평가를 유지하는 것을 용인하면서 미국은 중국의 자본자유화를 통한 이득을 챙겼다. 중국 공산당은 현재까지 중국의 저임금 착취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있다.
– 이것은 모두가 행복한 체제이고 이 체제가 깨지는 것을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좋게 말하면 이것이 평화와 번영의 메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3. 결론 – 탈산업화시대에서의 새로운 대응 방안
– 세계화를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이 올라타는 형세가 되면서 당분간 신자유주의 세계질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탈산업화와 양극화의 심화를 뜻한다.
– 탈산업화는 일자리가 서비스직 중심으로 변하면서 상당수의 인력이 쫓겨나고, 양질의 일자리가 파괴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로 인해 사회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 이에 대한 해법으로 과거 스웨덴 복지국가적 해법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기존에 자본을 압박했던 방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 교육과 금융을 통해 향후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 한 외국 학자의 분석에 따르면 직업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 Routine Operator – 매일 동일 노동을 반복하는 직업이다. (제조업 종사자 등)
② In-person Service Provider –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을 말한다. (소매양판점 직원 등)
③ Symbolic Analyst – 비반복적, 문제해결형 업무를 하는 직업을 말한다
– 1번 직업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해외 노동력 사용에 따라서 임금도 떨어질 것이고, 2번 직업 또한 1번 직업에서 과다하게 공급된 노동력 때문에 그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결국 3번 직업군의 비율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 미국 사회는 Symbolic Analyst의 비율이 20%, 한국 사회는 2%이다. 이는 고등교육의 수준 차이 때문이다. 대학이 어학능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도록 과감하게 투자하여 대학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한국 내 Symbolic Analyst의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것이 첫번째 대안이다.
– 반면 80%의 계층이 자영업으로 밀려나서 성공할 수 있도록 금융 분야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거대한 스케일로 자영업자들이 자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